여권의 ‘잠룡’으로 평가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들과 만남을 가지는 동시에 이슈되고 있는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잇따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정책을 널리 알리는 한편 여당 의원들과 ‘식사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모퀘에치 에릭 께아베쯔웨 마시시 보츠와나 대통령을 만나 서울의 ‘스마트도시 협력 사업’을 설명하고 어르신들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게 돕는 정책을 알렸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와의 교류만큼이나 서울과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 간 교류도 매우 중요하다”며 “스마트시티, 지식기반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양국 수도가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정점식 정책위의장, 엄태영·김용태·전주혜 비대위원장을 만나 만찬도 했다.
오 시장은 만찬에서 민주당의 이화영 회유 의혹 특검법 추진을 비판하고, 저출생 대책과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책 읽는 서울광장’ 등의 서울시 정책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에도 유상범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포함해 강원지역 의원 6명, 김은혜(경기 성남분당을) 의원과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 시장은 4·10 총선 이후 여당을 비롯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당선자들과도 식사를 함께 하며 여의도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모수개혁을 언급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언급한 모수개혁은 더 내고 더 받는 것인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고작 9년 늘어난다. 전체 재정은 더욱 악화시킨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어 이걸 두고 개혁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정부의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저출생 대책 등을 비롯해 ‘지구당 부활’을 놓고도 자신의 견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지구당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내놓은 현안으로 한 전 위원장과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21.3%), 홍준표 대구시장 (12.1%)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원희룡 전 장관(7.3%) △오세훈 서울시장 (6.3%) △안철수 의원(3.8%) △나경원 전 의원(3.4%) 등이 뒤를 이었다.
오 시장이 현재 6%대의 지지도를 얻고 있지만 앞으로 3년 가량 남은 대선에서 판도가 어떻게 돌아갈지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오 시장은 일찌감치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몸 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오 시장은 이미 대선 운동을 시작했다”며 “현재 여러 가지 포럼에도 참석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고,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자기 확장을 해나가며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자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