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민생 법안을 내세우면서 특별검사법 등 정쟁 법안을 추진하는 야당에 맞불을 놨다. 민주당이 ‘특검법’ 등 정쟁 법안을 발의한 것과 대비해 여당으로서 민생 정책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채해병 특검법’을 내놓은 것에 이어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 추진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31일 충남 천안 재능연수원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5대 분야 패키지 법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선정한 5가지 분야는 저출생 대응, 민생 살리기, 미래산업 육성과 지역균형 발전, 의료개혁 등으로 이 5가지 법안이 국민의 삶, 민생 회복 문제와 직결됐다고 보고 최우선 입법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출생 대응’ 패키지 법안에는 △정부조직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고용보험법 △근로기준법 △아이돌봄 지원법 △늘봄학교 지원특별법이 포함됐다.
‘민생 살리기’ 패키지 법안에는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중위생관리법 △전기통신사업법 △민법(구하라법)이 등이 있다.
‘미래산업 육성’ 패키지 법안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가칭)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확충 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인공지능(AI) 기본법 △콘텐츠산업진흥법 △생명공학육성법 △디지털 포용법이 포함됐다.
‘지역 균형발전 패키지’ 법안에는 △지역 균형 투자 촉진 특별법 △지역 과학기술 혁신법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이 담겼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취재진과 만나 “(1호 법안의) 화두는 민생이다. 21대 국회에서 상당 부분 여당이 진전시켰음에도 정쟁적 국회 상황 때문에 마무리 못 한 부분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특검법 강공’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첫날 ‘채해병 특검법’을 내놓은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 여사 특검법을 재정비해 발의했다.
김 여사 특검법을 대표 발의한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국민의 62%가 찬성하고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국민 기만”이라며 “기존 법안을 한층 보강한 ‘김건희 종합 특검법안’을 오늘 아침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시절부터 살아있는 권력 수사한다면서 외쳐대던 공정과 상식은 어디에 있나”며 “타인에겐 가혹하고 자신과 가족에겐 관대한 행태가 그토록 외치던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러면서 “새롭게 제출한 김건희 종합특검의 수사 대상에는 김건희와 관련된 7대 의혹에 더해 공무원의 무마, 은폐 등 직무유기, 직권남용, 불법행위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말한 7대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기타 상장·비상장 회사 관련 주식 거래에 있어서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기재를 통한 △뇌물성 전시회 후원 △대통령 공관의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공사 관련 특혜 △민간인의 대통령 부부 해외 순방 및 사전답사 동행 △명품 가방 등 수수 △김건희 일가의 서울양평선 고속국도 노선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등을 포함한다.
다만 이 의원은 김 여사 특검법이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당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당론으로 추진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채해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거부하고 여당이 반대하면 할수록 특검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묻지 마’ 거부권 남발은 정권으로 가는 급행 티켓이라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특검법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외압 의혹 외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외압 의혹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등 기존 안보다 강화된 내용이 포함됐다.